평온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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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6년 8월 학회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은 2000년, 2005년에도 가볼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는 여행사에서 패키지 여행에 따라간 터라 일본의 세밀한 곳은 볼 겨를이 없었다. 이번에는 일본의 곳곳을 내 발품을 팔아서 구석구석 들러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 보기로 했다.    

  주로 대학(오사카대학, 도시샤 대학, 교토대학)과 초등학교(교토소학교)를 방문했는데, 예고없는 방문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결같이 친절하고 소상히 설명해 주어 오히려 내가 미안할 정도였다. 그들의 대학 수업은 어떨까 궁금해서 대학 학부수업도 살짝 엿보았는데,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활기차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수업을 한다는 인상을 받았고, 학생과 교수가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그들의 학구열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토초등학교는 마치 우리나라 80년대 말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컴퓨터는 팬티엄 초급 정도로 보이고 학교 페인트도 벗겨질 듯 보였으며, 도서관, 과학실 등은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낙후... 요즘 우리나라 시골에서도 없을 듯한 시설 환경으로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세계를 주름잡는 첨단 제품이 나올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학교 내부를 들여다보니 외부 시설환경과는 달리 수업내용과 학생활동은 활발하면서도 학습방법과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80년대에 우리나라 초/중등학교 선생님들이 학생을 꼼꼼히 챙겨주는 그러한 느낌이랄까?... 

  순간, 교육에 있어 정말로 중요한 것은 시설등의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이 강하게 와 닿았다. 하드웨어는 경제가 뒷받침되면 언제든지 빠른 시간내에 교체할 수 있지만 선생님, 학생, 학부모, 교육내용 등의 소프트웨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첨단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는 걸까? 이에 대해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진지한 성찰과 함께 대안을 내어와야 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교육의 본질에 합당한 첨단 매체의 바른 활용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요즘 ICT활용교육에서 제기되는 '쿼터리즘' 방식은 어느 정도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평온한 일본이었다. 북적대지도 않고, 조용하면서도 잘 짜여진..그러면서도 최첨단을 달릴수 있는 힘을 소유한 나라라는 것이 느낌을 받았다. 거리와 학교를 거닐면서 나 자신이 온몸이 전율이 일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대학교와 초등학교를 통틀어 교정에 그 흔한 쓰레기 하나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일본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많은 일본 관련 서적들을 종합해 보면, 일본은 새롭게 전개되는 미래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체제인 것은 분명하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이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해 본다면, 미래는 우리 민족의 성향이 미래 사회에 더 맞을 수도 있는데, 변화에 빨리 적응하고, 사람과의 심적 교류가 상대적으로 쉬우며, 추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역동성이 중요한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만, 공공 질서, 공정, 친절, 여유, 자연 친화, 도덕성 함양 등은 우리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여행에서 초등학교 교육, 특히 가정에서의 부모교육이 절실히 중요함을 알게 되었는데, 더불어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교육학 이수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 여행의 이번 여행의 소득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는 '교육'에 대해 너무 무지한 채로 결혼을 하고, 자녀를 기르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교육지식, 교육관 없이 기르는 사람이 많다...맞벌이로 인해 예전처럼 자녀교육을 이끌수 없는 지금, 그나마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에서 '교육학' 과목을 필수적으로 듣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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